미국의 Z세대(1990년대 중반~2000년대 초반 출생) 과반이 성적인 관계를 묘사한 육체적 사랑보다 이해와 우정 같은 정신적 교감을 담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
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(UCLA)의 스콜라·스토리텔러즈센터(CSS)가 지난 8월 13~24세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의 51.5%가 남녀 간의 에로스보다는 플라토닉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.
응답자의 47.5%는 영화나 TV프로그램에서 성관계를 나누는 장면이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. 또 응답자의 44.3%는 미디어에서 로맨스를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. 응답자의 39%는 콘텐츠 관람 시 성적인 지향이 없는 캐릭터가 더 등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.
얄다 울스 박사는 “이번 조사 결과는 청소년들이 남녀간의 사랑 이외에 더 많은 종류의 관계가 미디어에 반영되기를 원하는 것을 보여 준다”며 “스토리텔러들은 인물을 만드는 주된 수단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섹스를 사용해 왔지만, 이제는 청소년들이 인간관계의 여러 양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”이라고 강조했다.
연구팀은 Z세대의 이 같은 성향을 로맨스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‘노맨스(Nomance)’로 지칭했다,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당시의 고립된 생활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정서적 연결을 중시하는 경향을 강화시켰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.
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스테파니 리바스-라라는 “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공동체의 의미와 그에 따른 고립에 대해 젊은이들 사이에 폭넓은 담론이 있었다”며 “청소년들은 미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며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‘제3의 장소’로 생각하고 있다”고 판단했다.